'모빌리티 미래'라고 했는데... 맥 못추는 수소차 앞날은

올해 전 세계 수소차 시장이 역성장하고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판매량도 주춤한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가져와 '수소차 리더십'을 강화한 현대차도 내년 수소차 대표모델 넥쏘 신형 모델을 출시하는 등 다시 수소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5월 승용·상용을 더한 수소차 수출량은 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승용 수소차 넥쏘와 상용차 엑시언트 트럭 모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소차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2% 급감한 60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소차 수출량은 2018년 승용 수소차 넥쏘 출시와 함께 급등했다. 2018년 200여대였지만 2019년 788대로 크게 뛴 배경이다. 2020년 엑시언트 트럭이 첫 선을 보이자 수출량은 1041대까지 오르더니 2021년 1121대로 정점을 찍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몇 없는 수소차 선택권 탓에 수출량은 2022년 400대, 지난해 296대로 급격했다.

전국 수소 충전소는 172개소(4월 기준)뿐이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수소 충전소 1개소당 수소차 대수는 203대로 3년 전 같은 기간(180대)보다 12% 늘었다. 수소차 이용자들의 충전 접근성과 용이성이 줄어든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수소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수소차 30만대 이상 등록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2018년부터 지난 4월까지 등록된 수소차는 3만5162대다. 수소차 시장 규모를 5년 사이 10배나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 4월 한국 수소차 판매량은 넥쏘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26.5%로 급감했다. 지난해 4월 한국의 수소차 판매량은 1914대로 1위(점유율 51.1%)였으나 올해는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넥쏘가 유일하지만 차세대 모델 출시마저 계속 미뤄지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수소차의 연료전지 내구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불량 수소 사고, 충전 비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쳐 친환경차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는 악재가 드리웠지만 현대차는 수소차의 미래 가치를 높게 본다.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과 활용이 가능하고 다른 에너지원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 인수를 마무리했다.

두 회사는 올 초 연구개발(R&D)과 생산으로 이원화된 수소연료전지사업을 통합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과 관련된 설비·자산은 물론 R&D, 생산 품질 인력 등 기술력과 자원을 한 곳으로 모아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다.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어 2004년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 넥쏘 출시 이후 내년에는 넥쏘 후속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니발과 스타리아도 수소차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석 충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수소차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중요한 산업"이라며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모빌리티 산업의 주요 부품 협력업체들의 급속한 쇠락을 막고 부품업체들의 신성장 동력을 제공해 줄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구영모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장은 "전기차는 사전에 모든 인프라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수소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보급 속도감에 차이가 느껴지는 것"이라며 "수소인프라가 확보되면 수소전기차 보급 속도는 체감을 넘어 놀라운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024-07-02T21:04:36Z dg43tfdfdgfd